급성충수돌기염(맹장염)

12. 급성충수돌기염(Acute Appendicitis)

< 증상 및 소견 >

급성충수돌기염은 외과 질환 중 가장 흔하게 접하게 되는 질환 중 하나입니다. 
복통이 동반되는 비율이 95%에 달할 정도로 복통이 가장 중요한 진단의 실마리가 되지만, 흔히 알고 있는 오른쪽 아랫배 통증은 약 80% 정도라고 보시면 됩니다. 
처음 복통의 시작은 명치 부위나 배꼽 주변이 불편한 것으로 시작하여 증상이 악화될수록 오른쪽 아랫배 쪽으로 통증이 이동하는 것이 가장 전형적인 소견에 해당합니다. 
그러나 미열만 나는 경우도 있고, 구토나 설사만 증상으로 있기도 합니다. 어떤 경우는 아주 약간 불편한 정도만을 느끼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는 충수돌기의 끝 부분이 배 안에서 어디에 위치하는가에 따라 소견이 제각각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장 중요한 소견 중 한가지는 입맛이 없어진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질환에서 건강상태가 나빠지면 입맛은 대체로 없게 됩니다. 
따라서, 입맛이 없지 않다면 진단 목적보다는 충수돌기염이 아닌 것을 확인하는 용도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 원  인 >

충수돌기는 맹장(cecum)이라는 대장의 시작부위의 끝에 달려있습니다. 그렇다보니 충수돌기염이라는 용어보다 맹장염이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알려져있습니다. 
정확한 표현은 충수돌기염입니다만, 넓은 범위에서 맹장염이 꼭 틀린 표현은 아닙니다. 다만 맹장염에 충수돌기염만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충수돌기는 맹장 끝에 달려서 대장의 내강과 충수돌기의 내강이 서로 통하고 있습니다. 
길이가 6~10cm 정도되고 가는 튜브 형태이기 때문에 내강이 좁다보니 입구를 막을만한 요인들이 쉽게 발생하게 됩니다. 
머리카락 같은 이물질에 의해 생긴다는 이야기들이 많습니다만, 실제 이물질에 의한 비율은 매우 낮습니다. 
오히려 정상적인 음식물에 의해 형성된 분변 덩어리들이 입구를 막는 빈도가 훨씬 높으며, 
감기나 장염 등에 의해서 커진 충수돌기 주면의 림프절비대나 림프관폐쇄 등에 의해 생기기도 합니다. 

< 발생빈도 >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충수돌기염에 걸리는 비율은 약 6~9% 정도 됩니다. 
남녀에 따른 차이가 있고 연령에 따른 발생 빈도 차이가 있기는 합니다만, 여자는 6~7%, 남자는 8~9% 정도라고 보시면 됩니다. 
태어난 사람 100명 중 7~8명 정도는 충수돌기염을 앓는다는 뜻이겠지요. 그만큼 엄청나게 많습니다. 
인구대비로 본다면 한 해에 10,000명당 10~30명 정도가 발생합니다. 결코 적지 않은 숫자입니다. 

< 치  료 >

치료는 기본적으로 수술적 제거입니다. 가장 빠르며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다만 고름이 형성되어 수술로 인한 위험도가 높아지는 경우에는 먼저 배농을 시키고 항생제를 투여한 후 염증이 가라앉으면 수술을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연구자에 따라서 수술을 굳이 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는 경우도 있으나, 일반적으로는 수술적 제거가 기본적인 치료법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증상의 심한 정도나 상태에 따라 수술 후 입원 기간이 결정되게 됩니다만, 최근의 경향은 입원기간을 줄이고, 식사 시작을 빠르게 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방귀가 나와야 식사를 시작한다라고 알고 계시는 경우가 많습니다만, 미국의 경우 당일수술로도 진행을 할 정도입니다. 
물론 미국의 경우 의료비 때문인 측면도 있으나, 환자 상태에 따라 빠른 섭취가 가능하다는 의미입니다. 
제가 치료했던 환자들의 평균 입원 기간은 1박 2일입니다. 가장 빠른 경우는 6시간 만에 퇴원한 경우도 있습니다. 

< 예  후 >

충수돌기염 수술 후 가장 골치 아픈 것 중 하나는 수술부위 상처가 잘 낫지 않는 경우가 꽤 많다는 것입니다. 
아무래도 염증이 있는 곳을 제거하였기 때문에 상처부위를 열심히 소독한다 하더라도 생각보다 낫는 시간이 오래 걸리게 됩니다. 
다시 봉합해야 하는 비율도 꽤 됩니다. 그 외에도 설사가 오래 지속되는 경우도 있고, 체중감소가 따르는 경우도 많습니다. 

< 비  고 >

충수돌기염과 함께 대장의 게실염(diverticulitis)이 감별되어야 하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게실염은 수술이 아닌 금식과 항생제투여를 통한 치료를 기본으로 시행하고, 장천공이 동반되거나 복막염 증상이 극심한 경우에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