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을 위한 마취

13. 수술을 위한 마취 (Anesthesia)

< 수술을 위한 마취 >

수술 및 처치를 위해 필요한 마취(Anesthesia)에 대해 간략히 설명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마취의 종류에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마취제의 투여 방법에 따라, 가스마취, 정맥마취, 척추경막마취, 경구용마취로 구분이 되고, 마취의 범위에 따라 전신마취, 부분마취, 국소마취로 구분할 수 있겠습니다. 
지금의 마취 분류는 이해의 편리성 목적으로 나름대로 구분한 것입니다. 이외에도 외래마취, 심장마취, 소아마취 등등 분야가 매우 다양합니다. 

우선 설명을 시작하기 전에, 어릴 때 마취를 받은 경우 청소년이나 성인이 되었을 때 지능이나 기억력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우려하시는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최근 연구들에 따르면 결론적으로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연구방법에 따른 차이는 있겠으나, 꼭 필요한 암, 심장, 뇌수술이 아니라면 차이가 없었으며,
3회 이상 반복적인 전신 마취가 있었던 경우에 IQ 검사에서 약 3 정도 저하가 보였다고 합니다.
3회 이상 필요한 아이였다면 전신 마취 하에 수술적 치료가 꼭 필요한 경우였을 것입니다. 

1) 투여 방법에 따른 마취의 구분

< 경구마취 >

수면제를 복용하는 것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일반적으로 마취라고 생각하기에 굉장히 심도가 낮고 쉽게 깰 수 있습니다. 또 효과면에서 잘 이루어지지 않기도 합니다. 
주로 어린아이들에서 간단한 처치나 검사 목적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생각보다 잘 깨고, 잠이 들때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 아이들의 잠자는 습관 패턴에 따라 효과가 좋은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낮잠자는 시간에 약을 먹으면 금방 잠이 들고, 검사나 봉합까지도 무리없이 할 수도 있습니다. 

< 척추경막외마취 >

소위 하반신 마취라고 부르는 방법입니다. 옆으로 비스듬히 눕거나, 침대에 걸터 앉은 자세에서 등을 새우처럼 둥글게 구부린 후 허리 부분으로 마취약을 투여하는 방법입니다. 
우리 척추에는 척수라고 하는 굵은 중추신경이 들어있습니다. 이 척수의 높낮이 위치에 따라 우리 몸에서 운동과 감각을 담당하는 부분이 모두 나뉘어져 있게 되고, 
이를 이용하여 주로 하반신 마취에 이용하거나, 큰 수술 후 무통주사라고 부르는 자가통증치료법(PCA; Patient Controlled Analgesia)의 진통제 투여 경로로 활용되기도 합니다. 
충수돌기수술, 항문수술, 하지정맥류 수술 및 제왕절개나 출산시 무통주사 목적으로 주로 사용되는 방법이라 보시면 됩니다. 
이 방법은 뇌와 척수를 둘러싸고 있는 뇌척수액의 유출이 있게 되므로, 6~8시간 정도 충분히 머리를 들지 않고 누워계셔야 합니다. 
그렇지 않은 경우 극심한 두통에 시달릴 수가 있습니다. 

< 정맥마취 >

약제를 혈관을 통해 투여하여 통증 및 의식수준을 조절하는 방법입니다. 
약제에 따라 통증 억제력이 부족한 경우 국소마취를 추가로 시행할 수 있고, 의식수준이 많이 떨어지는 경우 인공호흡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정맥을 통해 약물을 투여하므로 비교적 빠르게 효과가 나타나고 약물이 몸에서 제거되는 시간 또한 빨라 조절이 편리한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의식저하나 소실 정도에 따라 수술이나 시술 후 주무시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 가스마취 >

가스 형태의 마취제를 이용하여 폐를 통해 마취가 되도록 하는 방법입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입 안으로 튜브를 넣고 있는 형태를 많이 보셨을 텐데요, 이 방식이 가스마취의 형태라고 보시면 됩니다. 
중환자실 환자분들께도 종종 같은 모습을 보게 됩니다만, 이는 가스마취제가 아닌 산소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사용되고 있는 것입니다. 
마취제를 기화시켜 산소와 섞어 사용하게 되고, 이때 일반공기만 사용하거나 예전에 웃음가스로 부르던 아산화질소 가스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최근 소아전문치과에서 아이 치료를 위해 사용하는 가스가 아산화질소인데, 이 역시 가스마취의 일종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가스마취는 폐를 통해 약제가 공급되므로 가스농도를 통해 마취의 심도를 조절하여 통증이나 의식수준이 결정되게 됩니다. 

2) 범위에 따른 마취의 구분

< 국소마취 >

비교적 쉽게 사용하는 마취 방법입니다. 
리도카인(lidocaine)이라는 마취제를 피하에 주사하여 봉합이나 종기 등의 양성종양 제거, 갑상선이나 유방의 조직검사 목적 등에 사용이 됩니다. 
국소마취는 해당 부위 주변으로만 통증을 느끼지 못하게 하고 그 외의 감각은 유지가 됩니다. 즉, 차갑거나 닿는 느낌은 살아있습니다. 물론 의식도 깨어 있는 상태가 됩니다. 
국소마취에 사용되는 리도카인의 용량에도 제한이 있기 때문에, 범위가 넓거나 통증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에는 다른 마취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게 됩니다. 

< 부분마취 >

부분마취는 국소마취보다는 조금 더 범위가 넓은 것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소위 블록(block)이라고도 부릅니다만, 신경이 지나가는 경로에 약제를 주입하여 해당부위의 통증을 조절하는 방식입니다. 
대표적인 마취가 척추경막외마취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팔이 골절되어 수술이 필요한 경우 팔만 마취를 하는 방법도 이에 해당합니다. 
국소마취보다 범위가 넓으면서, 하반신이나 한쪽 팔, 혹은 한쪽 다리, 아니면 복부의 일부분만을 마취하는 형태입니다. 이해가 조금은 어려우실 수 있겠습니다. 

< 전신마취 >

말 그대로 전신마취입니다. 통증과 의식 모두 없어지는 형태입니다. 주로 가스마취가 이에 해당하고, 정맥마취 역시 전신마취의 형태가 될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전신마취라고 하면 자발호흡이 없는 상태가 되므로 호흡보조를 필요로 합니다. 마취제의 공급은 가스와 정맥주사 모두가 가능하므로 구분이 필요하겠습니다. 
결국 어떤 마취 방법이든지 자발호흡 억제로 인해 보조를 시행하게 된다면 전신마취라고 보시면 됩니다. 

3) 그렇다면 수면마취란?

수면마취는 앞에서 말씀드린 여러 내용들을 부분적으로 적용해야 설명이 가능해집니다. 우선 명칭에서 나오듯이 수면상태, 즉 의식이 없는 상태입니다.
의식이라는 것은 당시 상황을 기억하느냐 여부를 의미합니다. 아이에게 경구용 포크랄시럽을 먹여 재워 검사를 시행한 경우, 
수면내시경을 위해 정맥을 통해 주사제를 투여 받고 주무신 경우, 수술 중 긴장이 되어 주무시게 한 경우 모두 수면마취에 해당합니다. 
다만, 수면 깊이에 따라, 또 사용된 약제의 종류에 따라 통증에 대한 반응은 제 각각입니다. 이를 위해 국소마취제를 추가로 투여할 수도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 정맥으로 주사하지 않고 근육에 주사하여 수면을 유도하고, 통증에 대한 부분도 커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도 결국 수면마취라는 카테고리로 설명드릴 수 있겠습니다. 중요한 것은 자발 호흡이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다만, 만일을 대비하여 산소 보조를 시행하고 있고, 숨을 잘 쉬고 있는지 감시장치를 통해 환자의 안전을 확인하게 됩니다. 
그리고 자발 호흡이 없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고려하여 전신마취로의 전환에 대비하는 것이 바로 수면마취입니다. 

< 비    고 >

뉴스나 신문에 종종 보도되는 연예인이나 일부 의원들에서 프로포폴이나 하얀주사 등과 관련된 사고 소식을 한번쯤 접해 보셨을 겁니다. 
이는 수면마취 중 필요한 환자 감시 모니터에 대한 준비와 만일의 사태에 대한 전신마취로의 전환 대비가 충분치 못한 경우들에 해당합니다.